"1000만원 넣었으면 1억 버네"…2년새 10배 오른 '이 주식' [신현아의 IPO 그후]

입력 2024-03-02 07:00   수정 2024-03-02 07:48


"역시 존버(오랜기간 버틴다의 은어)는 성공한다."

최근 가온칩스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사이에서 오고간 말이다. 2022년 상장한 이 회사 주가는 2년 만에 수익률이 공모가(1만4000원)의 10배에 달했다. 뭣 모르고 1000만원 묻어뒀다면 1억원이 됐단 얘기다. 다만 가온칩스 주가가 꾸준히 올랐던 건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가파르게 올랐다. 상승 랠리는 올해도 지속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온칩스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종가 10만6500원을 기록했다. 연초 5만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에 2배가량 올라 10만원대가 됐다. 올 들어 최고가는 12만500원이었다. 시가총액도 올해에만 5000억원 넘게 불어 조 단위 몸값 반열에 올랐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661% 오른 상태다.

가온칩스는 삼성전자 출신 엔지니어들이 뭉쳐 만든 시스템반도체 전문 디자인하우스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반도체칩 설계) 기업의 칩 설계 도면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조 공정용으로 변환해주는 회사다. 설계 도면만으론 반도체 칩 제조가 불가능하단 점에서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을 팹리스와 파운드 기업 모두에 중요하다.

회사는 2022년 5월 20일 공모가 1만4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상장 철회 기업이 속출하면서 공모주 시장 내 한기가 돌던 가운데 가온칩스는 기관 수요예측, 일반청약에서 모두 흥행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상장 초반 공모가의 2배 뛴 주가가 1년 넘게 지속됐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만~3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한 건 하반기부터였다. 생성형 AI 챗 'GPT'가 촉발한 AI 열풍에 고집적·고용량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다. 디자인하우스의 중요성에도 시장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가온칩스는 특히 대표 파트너사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영국 팹리스 업체 ARM 등을 두고 있단 점에서도 시장의 기대감은 커졌다.

올 들어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연초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주가는 무려 86% 뛰어 이 기간 코스닥 종목들 가운데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주의 전반적인 랠리에 소외됐던 점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 와중에 일본 한 업체와 약 556억원 규모의 AI 반도체 설계 계약을 체결했단 소식은 주가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현대차증권은 해당 일본 업체가 일본 AI 1위 기업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곽민정 연구원은 "2나노미터(nm) 공정을 수주받은 디자인하우스는 전세계적으로도 가온칩스가 유일하며,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대만 TSMC의 디자인하우스 자회사 GUC 역시 아직 수주받지 못한 공정이라는 점에서 가온칩스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온칩스는 삼성 파운드리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중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유일한 기업으로 향후 일본 시장 내에서 수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도 "가온칩스가 해외 기업으로부터 처음으로 직접 수주한 건"이라며 "한번 계약을 맺으면 공생관계가 지속되는 업계 특성상 실적에 큰 의미가 있는 수주건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물론 최근 주가가 실적 대비 과도하단 지적도 있다. 시총 1조원대 기업의 매출이 작년 기준 636억원, 영업이익이 44억원에 불과해서다. 2022년 실적과 종가 기준 가온칩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9배로 동일업종의 PER인 27배 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가온칩스 관계자도 "최근 주가에 대해선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온칩스의 실적은 2020~2023년 매해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022년 한번 전년 대비 감소한 것 제외하곤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일본 업체와의 계약 건(556억원)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매출에 인식될 예정인 만큼 실적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3년 기준 매출액에서 양산 매출의 비중이 15~20% 수준"이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양산 매출액이 발생하며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부터는 양산 매출액이 개발 매출액을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가온칩스 관계자도 "실적 성장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민정 연구원은 "가온칩스는 글로벌 디자인하우스와 비견될 만한 높은 기술력 확보, 초미세 공정을 이용한 차량용과 AI 반도체 위주 포트폴리오, 지속적인 수주 모멘텀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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